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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성인이 된 자식을 두었고 또 직장에서는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저도 그렇
엄마뻘 되는 저에게 서슴없이 ‘기연님’이라고 게 생각합니다. 서울을 고궁이나 서촌, 북촌,
부르는 2000년 이후에 태어난 후배들과 함께 남산, DDP, 강남 스타일 정도로만 규정하는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양한 성향의 청 건 너무 심심하니까요. @soobaak_vintage
년들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들과 얘기를 를 팔로우하면 다양한 빈티지 마켓의 정보를
나누다 보면 어릴 때 주일 학교에 열심히 다녔 얻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수박겉핣기>
음에도 불구하고 성인이 되어서는 교회와 자 도 재미 있습니다. 수박빈티지가 거창하게 지
연스럽게 멀어졌다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이 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리싸이클링 운동을 펼
렇게 자유를 추구하며 반항적일 수밖에 없는 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주 그렇지 않다고
청년들을 교회 공동체로 다시 돌아오도록 할 도 할 수 없습니다. 제주도 여행 계획이 있다
방법은 없을까 하는 아쉬움에 수박교회 목사 면 디앤디파트먼트 by 아라리오 제주의 수박
님께 개인적인 궁금증이 좀 많았습니다. 교 빈티지 탑동을 방문해 보실 것을 추천드립니
회는 왜 단정한 이미지의 교육받은 부자 청 다. “가자, 오래된 미래로!”라는 캐치프레이즈
년들을 특별히 더 환영하는 걸까요? 저 역시 가 찰떡같이 어울리는 가게입니다.
기독교 가정에서 자라며 하물며 전공도 기독
교학을 했는데, 신에게 솔직해질수록 나에게
드리우는 불신앙의 그림자들을 떨쳐 내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수박빈티지는 열정을 쏟은 만큼 첫 달부터 지
금까지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고 합니
다. 김사장님은 수박빈티지는 물론이고 ‘구제
가 미래다’를 줄여서 만든 ‘구미래 플리 마켓’
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벌써 4년 동안 26
회나 진행됐는데 뜻이 맞는 빈티지 가게 사장
들이 하나 둘 모여 시작한 것이 이제는 60 곳
이 넘게 참여하고 있고, 식물 가게, 서점, 가
구, 시계, 마세라티 빈티지 카까지 1만원에서 1
억원까지 쇼핑이 가능한 곳이 되었습니다. 이
곳을 찾는 손님도 각양각색이라 5천원을 아껴
서 구제를 사러 오는 어린 학생부터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까지 명품 패션을 이미 졸업한
진짜 멋쟁이들이 섞여 마치 축제를 즐기듯 새
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구미래 플리 마켓’이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
2024 / 9·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