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201603
P. 18
살며 생각하며
신앙에 리허설은 없다
박귀태 장로
『인생에 리허설은 없다』라는 책에서 행복한 삶 시지만(101세) 어머니의 전도사님 사랑은 유별나셨
을 원한다면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과거나 미래 습니다. 어머니께서 달걀꾸러미를 주시면 전도사
에서 길을 잃고 해매지 말고 지금 이 순간 깨어있 님 방문 앞에 놓고 오기도 참 많이 했습니다. 길을
어라. 지금 미래를 걱정하거나 두려워한다면 그만 갈 때는 절대로 전도사님 앞에 가지 말고 뒤에 따
큼의 시간과 삶을 잃어버리는 것이다.”라는 글을 라가야 하며, 사선으로 전도사님 그림자가 비쳐도
읽다가 제목을 ‘인생’에서 ‘신앙’으로 바꾸어서 생 절대 밟으면 안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름다운
각해 보았습니다. 신앙을 자녀들에게 물려 주셨습니다.
세월은 무서운 속도로 지나갑니다. 세상 사람들 우리는 성경을 통해 아브라함에게는 순종을 배
은 세월이 유수와 같이 빠르다고 하고, 우리 신앙 웠고, 베드로에게는 열정을 배웠고, 바르실래에게
인들은 ‘베틀에 북보다도 더 빠르다’는 말에 동감 는 온유와 겸손을 배웠습니다. 우리 신앙의 선진
하면서도 세월을 연민과 한탄으로 스쳐보내고 있 들의 훌륭한 점을 잘 이어받아 하나님을 섬겨야
습니다. ‘하나님의 섭리를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있 합니다. 적당한 순종은 하나님 입장에서는 불순
으랴?’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사는 게 우리 모두가 종이니 장판지에 콩기름 스며들듯이 완전히 말씀
아닐까요? 이런 과정에서 우리 신앙인들은 어떻게 에 동화되어야 합니다. 이 세상에서 하나님을 체
살아가야 할 건지 깊은 상념에 빠지곤 합니다. 험하지 못하면 죽어서도 체험할 수 없습니다. 하나
이웃집 할아버지의 권유로 7세에 예수님을 믿 님에 대한 열정이 없이 그저 백년하청식으로 그럭
고, 신앙생활을 했는데, 고향을 떠나기 전 18세까 저럭 믿는 신앙인이 될 뿐입니다.
지의 믿음생활은 청초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았 잘못 끼운 첫 단추는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라
다고 자평할 만큼 깨끗했다고 사료됩니다. 주위 도 잘못 채운 것을 깨닫게 되면 반드시 고쳐야 정
에 공동묘지가 있는데도 몇 년 동안 교회 새벽종 상이 됩니다. 우리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젊었을
을 치고, 마당에 소복이 쌓인 눈을 매번 청소하 때 그럭저럭 신앙은 늙어서도 그럭저럭 신앙이 됩
던 것을 생각하면 아름다운 추억으로 아련히 떠 니다. 젊었을 때 신앙의 기초를 잘 다져야 합니다.
오릅니다. 연로하신 어머니께서는 지금도 살아 계 참 안타까운 모습을 우리 주변에서도 볼 수 있습
16 2016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