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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 혹은 성령이란 말도 나오지 않 대로 하지 마옵시고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원하나
습니다. 모든 교회들이 예배 중에 드리는 기도인데 교 이다.” 하시며 밤을 지새우셨습니다. 예수님은 마지막
회라는 말도 나오지 않습니다. 주일마다 드리는 기도인 운명의 순간에도 “내 영혼을 아버지께 부탁하나이다.”
데 주일이라는 말도 나오지 않습니다. 이 기도 안에는 라고 기도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사
신학적 용어나 교리는 더더욱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리 흘 만에 부활, 승천하신 주님께서는 지금도 하나님 우
고 교단을 넘어 모든 교회가 주기도문을 사용합니다. 편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계십니다. 주님의 생애는
어쩌면 주기도문은 교회를 넘어 이 땅의 모두를 위한 기도의 생애였습니다. 이 땅에 오셔서 기도의 본을 보
기도이지 싶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이 땅의 모든 사람 이셨으며 하늘에 오르셔서는 지금도 우리를 위해 기도
에게 기도하라고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지 싶습니다. 하고 계십니다.
주기도문의 판본은 마태복음 6:9~13절과 누가복음 주님의 삶은 기도의 삶으로 요약됩니다. 이 점에서
11:2~4절에 그리고 디다케로 알려진 1세기 교회의 가르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주님처럼 기도하는 사람이
침에 등장합니다. 이 세 가지 서로 다른 ‘주님의 기도’는 된다는 뜻이 됩니다. 제자들이 주님께 물었습니다. “우
“아빠, 아버지!”라는 한 마디 외침으로 요약되어 나타납 리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옵소서.” “기도에 대한 단순한
니다. 신약성서 최초의 사본에는 주님의 기도가 ‘아빠 지식이나 교리적 가르침이 아니라 기도의 정신, 기도의
호 파테르’(Abba ho Pater!)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앞의 올바른 태도를 가르쳐 주옵소서.” 그러자 주님이 말씀
아빠는 아람어이고 뒤에 호 파테르는 그리스어입니다. 합니다.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
이 호칭은 세 가지 이유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버지여….” 주님의 대답은 쉽고 간단합니다. “이렇게 기
첫째는 아빠라는 친근한 호칭 때문입니다. 둘째는 이처 도하라.” 이는 기도의 ‘무엇’을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기
럼 하나님을 아람어와 그리스어 이중 언어로 부른 것 도의 ‘어떻게’를 가르치신 것입니다. 어떻게 기도할까요?
은 ‘주님의 기도’가 유대인들 본토의 아람어를 사용하 주님은 말씀합니다. ‘기도는 우리의 힘으로가 아니라
던 마을에서 점차 로마제국의 그리스어를 사용하던 도 하나님께서 주시는 능력으로 기도하는 것이야. 너희 안
시에서도 사용되는 변화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셋째 에서, 너희와 더불어, 너희로부터, 너희가 “아빠, 아버
는 아빠 호 파테르라는 말은 그냥 아버지가 아니고 “아 지”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오직 성령의 능력 안에서이
빠, 참 아버지”란 뜻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주님 지!’ 들리십니까? 주님은 우리가 기도할 때에 “아빠, 아
의 기도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아빠, 참 아버지이신 하 버지”를 부르는 중에 우리의 신분을 분명히 하여 기도
나님께 드리는 기도가 됩니다. 하라고 가르치시고 있는 것입니다.
어느 날 제자들이 주님께 나아와 묻습니다. “주님, 주기도문의 이야기는 ‘우리는 누구인가?’를 묻는 이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소서.” 기도의 삶을 사셨던 야기입니다.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면 우리가 무엇을 할
주님을 보면서 제자들은 ‘나도 예수님 같이 기도하고 것인가가 보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아빠 아버지가 되
싶다’라는 간절한 열망이 생겼습니다. 우리도 주님이 기 면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자녀로서 무엇을 할
도하시는 모습을 본다면 같은 마음이 생길 것입니다. 것인지가 보입니다. 주님의 기도는 주기도문으로 기도
주님은 기도와 더불어 공적 목회를 시작하셨습니다. 기 하고 주기도문으로 살라는 하나님의 선물이자 명령입
도하신 후 오천 명을 먹이셨고 병자들을 고치셨습니다. 니다. 이제 다음 호부터 이 선물 보따리를 하나씩 풀
기도하시는 중에 변모가 일어났고 기도를 통해 죽은 나 어 여러분과 함께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주님의 영광
사로를 살리셨습니다. 십자가를 앞에 두고 주님은 “할 을 위하여….
만 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거둬 주소서. 하오나 내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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