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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의 강의가 있었습니다. 요즘 주변에서 암                 겟세마네 동산에서 주님은 “내 아버지여 만

               으로 고통 받는 분들을 접하는 것이 어렵지                  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않기에 참가자 모두는 나와 가족의 일로 생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
               각하며 진지하게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하시고 이후
                                                        두 번째 기도에서 죽음에 대한 인간적인 고뇌

               저 또한 5년 전 암으로 소천한 큰 누나의 경                와 고민을 가지고도 결국 죽음에 대한 아버
               험이 오버랩이 되면서 “아! 그 땐 이렇게 했                지의 주권을 인정하십니다.
               어야 하는구나!”라는 후회도 들었습니다. 임
               종을 받아들이고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 대                   우리는 누구나 주님이 부르시면 바로 주님께

               학병원 의료진으로부터 호스피스 완화 치료                   나아가야 합니다. 죽음에 대한 아버지의 주
               를 권유받게 되었는데 극심한 통증으로 힘들                  권을 인정하고 주님의 부르심에 바로 주저함
               어 하는 누나를 보면서도 호스피스를 거부                   없이 반응하기 위해 저는 제 삶을 자주 정리
               하였습니다. 호스피스는 죽으러 가는 곳이고                  하고 정산하려고 의식합니다.

               받아들이는 순간 죽음을 인정하는 것만 같
               았습니다.                                    ‘호스피스는 죽으러 가는 곳이 아니라 사는
                                                        날까지 존엄성을 지키고 잘 살면서 마무리하
               “십자가에서 피를 쏟으신 주님의 고통을 조금                 기 위한 총체적 도움을 받는 곳입니다.’

               이나마 알게 하셨습니다. 이제 준비해 두신
               주님 곁으로 누나를 데려가 주세요.”라고 기                 ‘아는 만큼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는 만큼 사
               도하면서도 현실에서는 죽음을 받아들이기                    랑하게 되고, 사랑하는 만큼 기도하게 되고,
               어려웠습니다.                                  기도하는 만큼 봉사하게 된다.’



               담임목사님도 설교에서 죽음이라는 현상은                    호스피스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해 주시고 이
               명확성으로 인해 두렵고, 모호성으로 인해                   해, 사랑, 기도, 봉사의 자리로 인도하시는 주
               불안함을 준다고 말씀하셨는데 철저하게 제                   님께 감사드리고 준비해 주신 모든 손길에도

               게 적용되었던 경험이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2025 /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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