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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으신 하나님의 뜻을 어찌한들 다 헤아릴 으로서 신앙의 삶을 살아간다고 하면서도 모든 악
수는 없지만 믿음과 신앙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과 죄에서 결코 자유스러울 수 없기 때문일 것입니
너무 버겁고 무겁게 느껴질 때가 많음을 고백하지 다. 신앙적 양심과 세상적 타협이 언제나 나의 삶
않을 수 없고, 연약한 믿음 탓이겠지만 삶에 대한 속에서 끊임없이 충돌할 수 밖에 없는 불완전한 존
영적 고뇌와 갈등이 깊어지고 피할 수 없음도 여전 재이기에, 나의 레마의 말씀은 언제나 나를 일깨워
한 나의 믿음이고 신앙임을 고백하게 됩니다. 그런 주는 신앙적 양심의 근간이 되어야 함을 잊지 않고
신앙의 여정 가운데 발견하게 되는 것, 그것은 우리 자 합니다.
의 삶에는 ‘살아지는 삶’과 ‘살아내야 하는 삶’이 있
다는 사실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살아지는 삶은 우 나아가 나의 레마는 어떻게 예배하는 것이 참되
리의 의지나 상황과는 전혀 상관없이 전적인 하나 고 바르며, 정녕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예배의 삶은
님의 창조의 섭리를 따라 숨을 쉬며 살아지는 삶의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묻는 근본적 물음과 그
부분이 될 것이고 한편 살아내야 하는 삶은 인간에 에 대한 성경적 대답인 줄로 믿습니다. 동시에 이
게 주어진 자유의지를 따라 스스로 선택하고 만들 세상을 살면서 신앙순례 여정 가운데 끊임없이 부
어 가고 싶은 삶의 부분으로 아마도 ‘인생은 선택’ 딪치게 되는 의로운 삶의 명제, 정의와 사랑, 즉 정
이란 말이 역사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의를 실천하며 어떻게 사랑을 지켜낼 것인지에 대
우리 신앙인이 살아내야 하는 삶이 신앙적인 삶 한 끝없는 내적 갈등은 영적 전쟁의 동력이란 생각
이 되기 위해선 우리의 믿음과 신앙이 저마다의 삶 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분명 정의와 사랑은 하나님
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소명과 사명에 닿아있어야 의 본성을 말하는 다른 표현일뿐, 이 두 개념은 신
한다는 믿음이 내면에 자리하면서부터 과연 어떤 앙의 삶을 이끄는 두 개의 수레바퀴라 여겨지며, 성
삶의 방식, 어떤 삶의 태도, 어떤 삶의 기조가 진정 부 성자 성신이 일체이듯 두 개의 개념이 서로 다른
한 신앙순례자의 모습일까를 늘 묵상하는 중에 나 것 같지만 하나님의 본성을 말하는 하나의 개념이
의 영혼을 흔들며 노크해준 말씀이 바로 나의 레마 란 깨달음입니다. 결코 분리되어서는 안되는 개념
가 된 미가 6장 8절의 말씀이었습니다. 으로 인식되는 까닭입니다. 세상이나 불완전한 존
재인 사람이 말하는 ‘바르고 의롭다’는 개념이 아닌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 하나님의 정의로, 세상을 통치하는 섭리인 하나님
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 의 사랑이 역사하게 하는 ‘바르고 의로운 삶의 길
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 을 가는 기준’이라 깨닫게 됩니다.
께 하는 것이 아니냐” 말씀을 살아내기에 여전히 부족하고 교만하며,
수없는 좌절과 영적 갈등과 고뇌 가운데에도 내 삶
이 말씀이 나의 삶의 레마로 들어와 역사하게 된 에 정의를 강 같이 흐르게 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배경은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가 살아내고 있 겸손히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내기 위해서,
는 세상의 시대적 상황이 부정과 부패, 거짓과 불 나의 레마는 새벽에 눈을 뜨며 드리는 일상의 기도
신앙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놓여있으며 돌아 가 되었고, 나를 하나님 앞에 세울 때마다 스스로
보면 내 삶 또한 그 한복판에 언제나 함께 있었음 부끄러워하며 갈등하는 영성이 되고 있음을 고백
을 부인할 수 없고, 하나님의 자녀됨을 고백한 사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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