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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그는 가까운 주변 사람들과       의 전형으로 수많은 화가들에 의해 묘사되어왔다.
동료들을 한층 인간적인 눈으로 관찰하고 성경을         이 작품은 그런 전통을 깬다. 하와의 몸매는 아름
한층 성실하고 진지하게 해석할 수 있었다.”(Jacok    다운 편이 아니다. 아담도 마찬가지다. 균형잡힌 신
Rosenberg)                        체라기보다는 볼품없게 그려졌다. 고전주의 미술이
                                  론가였던 거세인트(Gersaint)와 바트쉬(Bartsch)는 렘
범죄한 아담과 하와 <인간의 타락>               브란트의 그림에서 아담과 하와는 ‘과장된 자연주
                                  의’와 ‘추함’으로 얼룩져 있다고 쏘아붙였다. 심지어
  여호와 하나님은 천지만물을 지으신 뒤 아담과        인체묘사력이 부족하다고 렘브란트를 비난하였다.
하와를 위하여 특별히 에덴동산을 창설하셨다. 하        그러나 그들은 렘브란트가 심리적인 효과를 살리기
나님 형상으로 지은 그들에게 모든 걸 허용하셨으        위해 신체묘사를 의도적으로 왜곡시켰다는 사실을
나 동산 중앙에 있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      알지 못했다.
과는 먹지 말라”(창 2:17)고 제한하셨다. ‘금단의 과
실’을 두어 사람이 인격적으로, 자발적으로 자신에                              인간의 타락 1638년 판화 (에칭)
게 순종하기를 바라셨다.

  이 그림은 최초의 인간이 간교한 뱀의 유혹으로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는 장면을 포착한다. 하와는
선악과를 입에 대려고 하고 이를 아담이 제지하려
고 한다. 아담은 손가락 하나를 하늘로 올리며 하
나님의 말씀을 하와에게 상기시킨다. 그러나 하와
의 얼굴이 어쩐지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결국 하
와는 “하나님과 같이 된다”(창 3:5)는 거짓말에 속아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하였을 뿐 아니라 아담도 공
범자로 만들어버렸다.

  나무 위에 올라가 두 사람을 꾀어내는 뱀(사탄)
은 용의 이미지로 형용된다. 뱀에게는 날개와 다리
가 붙어있는데 “배로 기어다니라”(창 3:14)는 하나님
의 저주를 받기 전까지 뱀은 날기도 했으며 뛰어다
니기도 했다는 것을 암시해준다.

  렘브란트 이전까지 아담과 이브는 아름다운 신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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