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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보인다 세상이 보인다
김영운의
『애니어그램으로 보는
성서인물 이야기』
최대광 목사
기독교의 전통적 기도와 영성이 소개되면서 묵상기도 렇게 살기 힘들기 때문에, 주기도문을 바치고, 묵상하고
와 관상기도가 이제 낯설게 들리지 않습니다. 과거에 기 그대로 살려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도라고 하면 기도제목을 가지고 외치거나 나무뿌리 뽑
는 (?)것 혹은 함께 모여 공동의 기도제목을 가지고 외치 또한 주님께서는 “나라가 임하시오며”라고 하셨습니
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들어주신 다.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의 마음에, 그래서 결국 우리
다는 소박한 소망이 믿음의 표시였습니다. 이러다가, 기 의 ‘모임’과 우리의 공동체 나아가 우리나라, 대한민국과
독교인들은 점점 ‘나의 소원’이 아닌 ‘하나님의 뜻’에 주목 전 세계에 임하게 해 달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 나라 안
하기 시작했습니다. 마태복음 6장 33절에는 “너희는 먼 에 있을 때, 우리가 바라는 모든 것이 비로소 다 이루어진
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구해야 할 것은 하나님
너희에게 더하시리라”고 하셨습니다. 주님께서 주기도문 의 나라입니다. 다시 한 번 철학적 본질/현상을 논한다면,
을 통해 가르치신 기도의 첫 줄은 “하늘에 계신 우리 아 “하나님 나라”가 본질이요 “우리의 소원”은 현상입니다.
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가 임하시 나의 개인적인 소원이나 생각과 바램은 사실 시시때때로
오며”였습니다. ‘이름’의 아람어 어근에는 ‘빛’과 ‘소리’라 변합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나라를 원합니
는 뜻도 들어 있다고 합니다. 소리를 내는 근원이 있어야 다. 하나님 나라가 우리의 마음과 주변에 임하는 것이 우
소리가 나오고, 빛의 근원인 불이 있어야 빛이 나오죠. 불 리 모두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본질이라면, 빛은 현상입니다. 철학적으로 보면 본질
을 표현하는 현상, 곧 하나님의 모든 피조물들이 하나님 그래서 요즘 기도가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내 뜻이 아
을 표현하는 현상입니다. 이 현상이 하나님의 이름입니 니라, 하나님의 뜻, 내가 간구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내
다. 그러니, 우리 주변의 모든 피조물들은 하나님을 향하 려놓고 성서를 읽고, 하나님의 나라가 나의 마음 안에 그
고 있으니 모두 다 거룩하다는 주님의 말씀이십니다. 아 리고 더 크게는 내 주위에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기도의
퀴나스는 아무리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도, 이를 통 목적이라는 사실을 알아가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하나
해 ‘쾌락’을 얻으려고 하니, 완전히 악할 수는 없다고 했 님의 뜻을 알기 위해 성서를 반복적으로 읽고 내 일상에
습니다. 이용도 목사는 “한 사람에게 99개의 악이 있고, 비추어 그 뜻을 헤아리는 묵상기도가 점점 더 커지고 있
1개의 선이 있는가? 그러면 나는 1개의 선을 보고 그를 으며, 내 삶을 하나님의 이름(시편 18편 2절에는 “여호와
존경하겠노라”고 했습니다. 아퀴나스가 사회적으로 악하 는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요새시요 나를 건지시는 이시
다한 사람을 존경했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지만, 이용도 요 나의 하나님이시요 내가 그 안에 피할 나의 바위시요
목사는 분명히 그렇게 실천했습니다. 주님도 그렇게 우리 나의 방패시요 나의 구원의 뿔이시요 나의 산성이시로
에게 가르쳐주셨습니다. 용서받지 못할 우리를 용서하시 다”로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상징적인 또 다른 이름이
고, 십자가를 지시며, 끝없이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하 지요.)으로 집중하는 관상기도가 알려지기 시작하고 있습
나님 나라를 보고, 사람 안에 있는 작은 선을 존중하라는 니다.
의미였습니다. 대단히 이루기 힘든 삶이지요. 그런데, 그
그런데 이런 기도생활을 하다 보면, 제일 큰 장애와 만
나게 됩니다. 심리학적으로는 ‘에고’라고 말하기도 하고,
‘성격’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묵상기도를 할 때에는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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