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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물 칼럼
                                                                인생 사용설명서

















                   에 답하고 있지만, 삶의 처음과 끝을, 인생의 전체를 압축된 하나의 덩어리
                   로, 한 권의 매뉴얼로 담아 남기지는 못했다는 말입니다. 수백, 수천 권의 책
                   속에 인생의 지침과 교훈이 녹아있지만 한 권의 엑기스로 집대성될 수 없는
                   숙명이라는 말입니다. 반면에 종교는 총체적으로 완성된 하나의 덩어리라
                   고 할 수 있습니다. 삶의 처음과 끝을, 그 모든 주제와 문제점들을 오직 하
                   나의 통일된 관점에서 총체적으로 그리고 일관되게 설명하고 해답을 제시
                   합니다. 그것도 단 한 권의 책 안에 말이죠!


                      다시 가전제품의 매뉴얼로 돌아가 보죠. 우리의 삶에 뭔가 문제가 생겨
                   서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될 때, 거기서 벗어날 길을 매뉴얼에서
                   찾아봐야 하겠습니다. 인간의 삶은 자동차나 가전제품처럼 어디엔가 수리
                   를 맡길 수도 없으니 반드시 매뉴얼에서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하겠죠. 누군
                   가는 예술작품을 통해서, 누군가는 철학자들을 통해서 삶의 미로를 벗어나

                   고자 합니다. 크리스천들이란 어떤 사람들입니까? 삶의 어려운 고비마다,
                   인생의 위기의 순간마다 손때 묻은 한 권의 매뉴얼을 펼쳐드는 사람들일 것
                   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익숙하게 잘 돌아가는, 아무런 걱정근심 없는 생
                   의 한 가운데에서도 절대자의 인생 매뉴얼을 묵상하는 자야말로 진정한 크
                   리스천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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