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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인 선율미와 화성이 유감없이 발휘된                   제2부에서
               분명한 멘델스존의 역작이다. 가사는 열왕기                  엘리야는 아합왕에게 바알을 섬기는 것을 책

               에 기록된 엘리야의 행적을 기초로 하며, 출                 망하고, 이세벨 여왕은 군중을 선동하여 엘
               애굽기, 신명기, 이사야, 사무엘상, 역대하, 욥              리야를 잡으려 한다(왕상19:2). 오바댜의 조
               기, 시편, 예레미야, 예레미야애가, 호세아, 요              언으로 광야로 피신한 엘리야는 구원을 노래
               엘, 말라기, 마태복음 등 성경의 여러 부분에                하는 천사의 삼중주를 듣는다(왕상19:5). 하

               서 텍스트를 가져와 극적으로 구성했다. 멘                  지만 엘리야는 고단함에 “쉬게 해 주소서”라
               델스존이 직접 초안을 작성했으며, <바울>의                 고 외치고(왕상19:6), 이에 천사는 기다리라
               대본을 작성했던 율리우스 슈브링과 영국인                   고 전한다(왕상17:7). 그리고 하나님의 현현
               윌리엄 바솔로뮤의 도움을 받아 완성했다.                   을 보고(왕상19:12) 찬양한다. 바알을 내쫓은

                                                        엘리야는 회오리바람을 타고 승천한다(왕하
               제1부는                                     2:11).
               하나님께서 아합에 이슬도 비도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엘리야의 예언(왕상17:1)을 시작으                전곡 두 시간이 넘는 길이는 딱딱한 의자에

               로 서곡이 연주된다. 서곡 전에 노래가 먼저                 앉은 감상자에게 분명 부담이 될 수 있지 않
               등장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합창이 “도                 을까? 이야기를 전하는 레치타티보, 마음을
               와주소서!”라고 외치며 구원을 구하지만, 여                 노래하는 아리아, 갈대 같은 군중을 대변하
               성 이중창이 하나님의 응답이 들리지 않는다                  는 합창, 극적인 상황을 표현하는 관현악 각

               고 개탄한다.                                  각의 음악적 역할을 생각하며 들어보자. 박
                                                        소영, 임은경, 존노, 이동환 등 오페라 경험
               오바댜가 마음을 다해 찾으면 볼 수 있을 것                 이 많은 성악가들과 활발히 활동 중인 오페
               이라(왕상18:3-4)고 전형적인 레치타티보-아               라 전문 합창단 ‘노이 오페라 합창단’, 대학생

               리아로 노래하지만, 합창은 절망만을 토로할                  때부터 오페라를 지휘한 김광현 지휘자와 시
               뿐이다. 천사를 보내주신다는 말씀(왕상17:4)               온 오케스트라의 생생한 음악적 표현에 집중
               을 들은 엘리야는 과부를 찾아 몸을 숨기고                  해 보자. 음악은 지루할 틈 없는 역동적인 이
               (왕상17:10), 과부의 죽은 아들을 위해 기도              야기로 들리고, 음악이 전하는 엘리야의 행적

               하여 부활의 기적을 일으킨다(왕상17:17-24).             과 하나님의 역사에 크게 감화하리라 믿는다.
               한편, 군중은 가뭄 속에서 바알에게 제사
               를 지낸다(왕상18:18). 엘리야는 “바알은 여
               행 중인가, 자고 있는가?”라고 조롱하고(왕상

               18:27) “이제 불을 내려주소서!”라고 외친다
               (왕상18:36-37). 기적을 본 군중은 여호와에
               게 돌아오고 마침내 비가 내린다(왕상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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