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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아마도 의심 많고 융통성이 부족한 나임                 느끼게 하시며 말씀과 기도로 무장한 맘들을
               을 아시고 정동의 각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에                 통해 나 또한 그렇게 되기를 바라시는 마음에
               빛을 발하고 있는 다양한 맘들을 보여주시고                  서였던 것 같다.










                                                 박윤란 집사

               지난주 금요일, 열 번째 강의를 마치고 6개월                러져 있지만, 그럼에도 매주 금요일 기꺼이 길
               만에 퇴근박 캠핑을 떠났습니다. 서둘러 저녁                 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벌써 종강이네요.

               을 먹고 달빛과 어울리며 장작을 태웠고요. 짧
               은 시간이었지만, 너무 오랜만이라 마냥 좋은                 금요일 열시의 커피를 공유하게, 새로운 간식
               한 때였습니다. 늦은 밤 토독토독 빗방울이 떨                에 눈뜨게, 나긋한 목소리로 먼저 안부를 물
               어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예보에 없던 비가                 으시고, 주일 만나홀에서도 굳이 인사하는,
               내리던 시간은 새벽 4시 10분. 비가 오는 줄도              눈물이 그치지 않으시니 결국 따라 울 수밖

               모르고 쿨쿨 자는 아이의 규칙적인 숨소리, 다                에 없던, 강의를 듣는다는 공통점 덕분에 덕
               시 잠들라며 나를 다독이는 눈 감은 그이의                  수궁을 나란히 걷게 된, 큰 눈에 공감을 가득
               손길. 더할 나위 없이 평안했습니다.                     담은, 작은 눈으로 눈웃음을 보내던 그런 새

                                                        로운 인연들이 생겼습니다. 인항홀에 들어서
               그런데 바로 그 순간 그날 아침, 북적거리던                 기도 전부터 양손을 흔들며 반기고, 가방에
               인항홀의 모습이 꿈처럼 떠올랐습니다. 역시                  간식을 쓱 넣어주는, 두 팔 벌려 꼭 안아주는
               숙제를 하지 않고 잠든 밤에는 숙제 생각에                  것으로 지난주의 수고를 격려하고, 자기라는
               잠을 설칠 수밖에 없는 걸까요. 첫 문장을 떼                호칭이 반가운 사이들도 있고요.

               지 못해 소감문 제출일을 지키지 못했으니까
               요. 하지만 기분이 아주 좋은 꿈을 꾸는 것                 타고난 파티피플인, 사랑스러움의 의인화 그
               같았습니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웃거나, 울다                 자체인, 스몰톡 중에도 다정하게 손등을 쓸어

               가 웃는 얼굴이었으니까요.                           주는, 강의 전 분주함 속에 슬쩍 등 뒤로 어깨
                                                        를 안고 지나는, 나를 어른으로 대해주신, 부
               맘투맘 2기가 시작하던 날, 인항홀이 가득했                 족하다고 모습을 나누는, 예쁘게 말하는, 재
               습니다. 1기 강의를 들으며 받은 위로와 감동                미있게 위로하는, 나와 비슷해서 눈물 나는,
               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었죠. 처음 뵙는 분들                달라서 닮고 싶은, 위로하고 싶은, 진심으로

               이 많았습니다. 낯을 가리고 외부 활동에 에너                기도하게 되는 그런 분들을 만났습니다. 함께
               지가 뺏기는 편이라 집으로 오면 두 시간은 쓰                였고 그렇기 때문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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