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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글
밀알이 된 손을선 집사를 추모하며
이한나 집사
젊은이교회 시절, 빛나는 재능과 헌신으로 가쁜 숨을 몰아 내쉬면서도, 방문한 친구들
숱한 디자인 작업을 도맡아 했던 故손을선 집 의 이야기에 호흡기 안쪽으로 해줄 수 있는
사가 이제는 천국의 화폭을 채우고 있습니다. 대답을 해주고, 손을 잡아주고, 눈을 마주쳤
습니다.
거제의 고향집에서 2년여 동안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씩씩하게 버텨내던 그녀가 지난 4 의식이 흐려질까 봐 수면제 주사도 맞지 않고
월, 갑작스러운 증상 악화로 호스피스 병동 괴로움을 견디면서도, 멀리서 방문한 동생들을
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게 됐습니다. 함께 반갑게 맞아주며 따뜻함을 잃지 않는 성품을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사의 말에 젊 끝까지 보여주었습니다. 도무지 마지막이라는
은이교회 교우들과 함께 부산 병원으로 향 것이 믿기지 않아, 얼른 나아 함께 여행도 나
했습니다. 들이도 가자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소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부산으로 가는 길 내내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어떤 모습으로 언니를 마주해야 할지, 무슨 치료를 위해 짧게 자른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아직 함께 나눌 이야 머리에 환자복을 입은 모
기도, 하고 싶은 일도 너무 많은데 마지막 인 습이었지만, 오히려 찾아
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온 동생들의 등과 머리
병실에 들어서자 그녀는 산소 호흡기를 달고 를 쓰다듬으며 “괜찮다”
자리에 눕지도 기대지도 못한 채로 힘겹게 라고 말해주는 그녀는,
앉아 있었습니다. 앞으로 구부정하게 앉아 위로자이자 치료자이신
여름선교(동해선한목자교회) 새누리교회 마을벽화 국내선교(제주도 법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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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CHUNGDONGS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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