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2025-summer
P. 64
문화 광장 미술정원
문화유산으로 보는
새를 향한 헛된 염원
오광섭 집사
울산광역시 울주군 웅촌면에 위치한 하 ‘뚜껑이 있고 받침이 붙은 목이 곧은 항
대 고분군(AD3-4세기) 32호 분에서는 뚜 아리’의 뚜껑에 조각된 새도 오리로 추정
껑에 새가 조각된 유개 대부직 구호(有蓋 됩니다. 그럼 왜 새 중에서도 특히 오리를
臺附直口壺)가, 46호 분에서는 오리모양 조각하여 토기에 붙이거나, 아예 오리모
토기(鴨形土器)가 출토되어 나란히 울산 양으로 토기를 빚어 무덤에 함께 넣었을
박물관에 현재 전시되고 있습니다. ‘유개’ 까요? 울산을 포함한 과거 변진한 지역
뚜껑이 있고, ‘대부’ 받침이 붙은, ‘직구호’ (삼한시대 영남지역)에서는 오리로 추정
목이 바른 항아리라는 뜻입니다. 뚜껑을 되는 새 모양의 토기가 많이 출토되고 있
열면 목이 곧은 항아리 입구가 보입니다. 습니다. 주로 무덤 유적에서 확인되고요.
‘압형(鴨形)’은 오리모양으로, 특히 오리 삼국지(三國志) 위서(魏書) 동이전(東夷
압(鴨)은 甲(으뜸 갑)+鳥(새 조)의 합성어 傳) 변진조(弁辰條)의 ‘大鳥羽送死, 基意
로 새 중에서 으뜸이 오리임을 이미 글자 欲使死者飛揚’라는 기록을 보아 당시 사
로 나타냅니다. 날기도 하고, 수영도 하며, 람들은 죽은 이가 하늘을 날도록 바라고
많이 걷기도 하는 오리 중에서도 청둥오 새가 죽은 사람의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하
리는 또 얼마나 화려한 영물(靈物)로 보였 는 역할을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을까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러한 믿음으로
유개대부직구호 오리모양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