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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물 공간
꽃에 관하여
진소정
0000yy@hanmail.net
"꽃"
예원이에게 '꽃'이라는 단어를 알려준 꽃이있다. 우리집에서 아파트 놀이터로 가는
길가에 핀 꽃인데 선명한 보라색이 정말 아름다운 꽃이었다. 예원이가 꽃이라는 단
어를 배운 것이 신기해 우리는 거의 한달동안 그 꽃을 그냥 지나친 적이 없었다.
"예원아,이게 뭐지?"
"꽃"
"안녕하고 놀이터 가자."
"빠이"
그렇게 우린 한달 가까이 꽃에게 안부를 물었었다.
그리고 7월이 되었다. 그리고 수많은 태풍이 지나간다는 필리핀의 우기가 되었다.
예원이도 놀이터에 나가 놀수있는 날이 거의 없었다. 8일 연속으로 비가 쏟아졌던
날이었다. 잠깐 비가 멈췄던 오후, 예원이와 함께 놀이터로 향하던 길이었다.
"꽃"
예원이가 어김없이 보라색 꽃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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