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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하웅원 선교사)
그 다음은 또 다음의 이야기가 있겠지 결국 나는 2025년 9월 첫 주, 담담하게 이 땅
(2025년 11월 선교일기 중에서)
을 떠날 결심을 전했다. 모든 설립자(Founder)
2025년 12월 하순에, 나는 이 땅을 떠나기로 들이 언젠가는 맞이해야 할 떠남이라는 결단
했다. 26년이라는 시간의 강을 건너온 뒤, 이 의 시간이 내게도 왔기에, 현지 목회자들에게
제는 그 흐름을 따라 조용히 물러날 때가 되 이후의 사역을 맡기며 떠난다는 뜻을 전했다.
었다. 지난 2024년부터 이를 위해, 나는 긴 호 그리고 26년간의 사역을 2025년 12월까지 마
흡으로 철수의 준비를 해왔다. 이 땅을 떠나 무리하고, 조용히 떠나겠노라 말했다. 예고 없
는 일이 단지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현 이 전한 철수 계획은 모인 현지 목회자들을 당
지인들이 더 깊이 뿌리내리고, 스스로 선교의 황하게 했나 보다. 침묵 속에서, 몇몇은 울먹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공간을 내어주는 일이 이는 눈으로 내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의 눈빛
기에, 그만큼 신중해야 했다. 은 말보다 깊었고, 그 침묵은 내 마음을 오래
흔들었다.
그래서 함께 사역해 온 선교사들과 머리를 맞
대고 사역의 조정과 재편성을 논의했다. 떠남 그로부터 두 달이 흘렀고, 이제 이 땅에서 남
은 끝이 아니라, 더 높은 자립을 위한 시작이 은 시간이 겨우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시기가
기에 동역하는 선교사들과 함께 우리는 그 의 되니, 현지 목회자들의 처음 받았던 충격과 슬
미를 되새기며 방향을 잡아갔다. 하지만 현지 픔 속에 있던 마음들이 이제는 서서히 받아들
목회자들에게 이 결정을 언제 그리고 어떻게 이는 시간으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본다.
전할지는 쉽지 않은 숙제였다. 26년이라는 시
간의 무게, 그만큼 깊어진 관계가 ‘떠난다’는 마음속에는 아쉬움과 후련함이 공존한다. 그
말을 꺼내는 것을 망설이게 했다. 러면서도, 이 결정이 옳다는 확신이 있다.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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