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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혁   목사


















               회란 “말씀과 성례가 바르게 시행되는 곳”입니다. 물리적인 예배 처소보다 하나님
               의 임재와 성도의 교제가 교회의 시작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고 보는 관점입니다.
               정동제일교회 창립을 둘러싼 ‘1885년론’과 ‘1887년론’은 이렇게 각각 ‘교회의 본질’
               과 ‘개교회의 역사적 형성’이라는 서로 다른 차원을 강조합니다.



               이를 장로교 모교회인 새문안교회와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새문안교회는 언더우
               드 선교사가 입국한 1885년이 아닌 조직교회로 창립된 1887년 9월 27일을 창립일
               로 삼고 있습니다. 이날 한국인 14명과 함께 첫 예배가 드려졌으며, 한국인 장로 2

               명이 선출되어 조직적인 교회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는 장로교회가 제도
               적 교회 형성, 치리 제도를 교회의 본질로 강조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합니다.


               정동제일교회 창립일을 둘러싼 논의는 단순한 역사적 사실 확인을 넘어,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가?’라고 하는 신학적인 질문과 맞닿아 있습니다. 우리 교회가 1885

               년을 창립일로 지키는 것은 단순한 역사적 선택이 아니라 신학적 고백입니다.
               이와 같은 교회론적 이해를 바탕으로 할 때, 몇몇 분들이 주장하는 ‘1887년 창립
               론’도 너그러이 이해할 수 있으며, 장로교 새문안교회와의 ‘선후先後’ 논의에서도 서

               로를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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