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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생기면 곧바로 나에게 SOS를 치셨다. 나

               는 눈치채고 성가대석에서 내려와 수지침으로
               응급치료를 해주었고 전도사님은 환우의 어
               깨에 손얹고 기도해주셨던 인자한 모습이 생
               각난다. 그 후 전도사님은 내가 하는 모든 사

               회활동과 직장생활 취임에 먼저 찾아와 주셔                  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주님 앞에 다시 서
               서 기도로 시작하게 하시고 축복으로 퇴임 마                 게 하셨다. 전도사님이 가시는 곳에는 예배가
               무리를 해 주셨다. 나의 오랜 사회경력에 임한                있었고 교회가 시작되었다. 움직이는 정동교
               하나님의 수많은 은총이 전도사님의 섬김에서                  회의 선봉장이 되어주셨다.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진주 전도사님은 실로 진주와 같은 삶을 사
               이 외에도 전도사님과 함께 했던 수많은 일들                 셨다. 진주는 상처가 생겼을 때 그에 대한 내
               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101년이란 세월                부반응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한다. 진주를

               동안 얼마나 많은 추억들이 얼마나 많은 교인                 만들어내는 조개는 자기 몸에 들어온 모래
               들의 머리속에, 또 가슴속에 남아있을까 생각                 등 자극물들을 자신이 괴롭다고 내보내지 않
               하면 이곳에 적은 나의 기억들이 너무 초라해                 고 오히려 감싸 안음으로써 자신의 몸에 생채
               짐을 느낀다. 우리 눈에 보였던 것 이 외에도                기를 낸다. 그리하여 상처 회복에 필요한 진

               전도사님의 주님을 향한 사랑은 정동에 많은                  액이 나오게 되고 오랜 시간 스스로 상처를
               열매를 맺었을 것이다. 나도 그 열매 중 하나                치유하다가 만들어지는 것이 진주이다. 말할
               로 살아가고 있다. 그 분의 삶 가운데 발견된                수 없는 아픔과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만 보석
               수많은 예수 그리스도의 흔적들은 나에게 있                  이 되어 나오는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전도

               어 믿음이 무엇인지, 내 믿음의 여정은 어디를                사님은 전도사의 직분보다는 정동의 언니로
               향하는지 항상 점검하는 습관을 갖게 한다.                  서, 어머니로서 또 할머니로서 교인들을 보살
                                                        피고 양육하시면서 이름 그대로 “진주”의 삶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을 사셨다. 교인들의 상처를 내치지 않고 끌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어안았으며 자신의 상처는 드러내지 않고 품
               더욱 그리하자”(히10:25)                         음으로 영롱한 진주가 되셨다. 그 어떠한 역
                                                        경에도 굴하지 않으시고 오직 믿음으로 한 세
               전도사님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성경 말씀이                   기를 살다 가신 전도사님이 너무 그립다. 살

               다. 전도사님은 주님 앞으로 사람들을 모으                  아생전 9분의 목회자(박창현, 김광우, 한영
               셨다. 내가 새롭게 시작하는 일마다 대부대                  선, 은준관, 이재은, 김봉록, 조영준, 송기성,
               를 이끌고 오셔서 축하해주시고 응원해주셨                   천영태)와 가까이 교통하면서 삶과 실천으로
               다. 죄인들에게 먼저 찾아와 주신 예수님처                  보여주신 전도사님의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럼, 삶에 지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 수많은               믿음의 여정은 정동의 산 증인으로 그 역사
               사람들에게 당신의 강권적 사랑으로(어떨 때                  속에 길이길이 남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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