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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물 말씀

                            달리다굼

                                                                                                 박승준 목사
                                                                                                 seungjun69@hotmail.com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 행하신 많은 기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의 기적이야
     기 몇 개를 꼽으라고 하면 아마도 죽은 어린 소녀를 살리시는 이 달리다굼의 이야
     기는 꼭 들어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모두가 죽었다고 슬퍼하고 애
     통하고 있고 또 예수님께서 죽은 것이 아니라 잔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예수님을
     비웃었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께서는 소녀에게 일어나라고 말씀하시고 정말 기
     적처럼 죽은 줄 알았던 소녀가 잠에서 깨어나듯이 살아났습니다. 예수님을 비웃
     던 사람들도 또 소녀의 죽음으로 슬퍼하던 사람들도 모두 깜작 놀랐을 것입니다.

        이 기적의 장면을 상상하다보면 그려지는 하나의 장면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
     리 편이 지고 있고 상대방이 비열한 방법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전세
     가 역전되는 듯한 모습입니다. 혹은 처참하게 지고 있던 우리 편이 갑자기 힘을
     내면서 결국에 당당하게 이기는 그런 모습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회당장 야이로의 부탁을 받고 오는 도중에 12년 동안 혈루병에
     걸려 고통을 겪던 여인의 등장으로 인해 발걸음이 늦춰졌습니다. 그렇지만 예수
     님은 그 여인의 병도 고쳐주시고 여인을 구원해 주시는 은혜의 일을 모두 마치고
     다시 회당장의 집을 향해 열심히 걸어오셨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미 때는 늦어
     소녀가 죽었다는 소식을 먼저 듣게 되었습니다. 집 주위에 있었던 사람들은 회당
     장을 위로하고 가족을 위로하였을 것입니다. 또 그 사람들 중에는 뭐 하러 예수
     님을 찾아갔냐며 딸의 죽음을 보지 못한 회당장의 행동을 탓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고 오는 길에 지체해 버린 예수님을 원망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어쨌
     든 회당장 야이로의 집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예수님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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