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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암흑 같던 이 강산이 깊은 잠에 취해 코를 골며 자고 있어, 세계의 문명 풍조를
                    전혀 알지 못하던 때였다. 지금으로부터 23년 전인 조선 개국 492년, 태평양을 건너
                    한 척의 배가 우리나라에 도착하여, 하늘에 대한 의무로 세상을 깨우치는 큰 종을
                    크게 울리던 인물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미국 선교사 아펜젤러였다.



                    그는 교회의 직임을 맡아 천국 복음을 동방에 전파함으로써 신도가 날로 번성하였고,
                    청년 제자들을 교육하기 위해 배재학당을 설립하여 지식을 가르치고 문명세계의
                    새로운 기운을 들여왔다. 그 공로가 심히 위대할 뿐만 아니라, 부족했던 외교와 내치

                    를 막론하고 우리나라의 문화를 위해 계획하고 도모한 일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이와 같이 한 지 17년이 되던 광무 6년(1902년) 6월 12일, 그가 뜻밖에 천국으로

                    영원히 돌아가니, 우리들에게 비통함과 애석함을 남겼다. 이에 오직 우리 교회의 성
                    도들이 그가 평생토록 ‘세상을 깨우는 종(각세종)’이 되었던 공적을 찬송하여, 예배당
                    에 기념종을 주조하기로 발의하였다. 그러니 그는 살아서는 ‘세상을 경계하고 깨우는
                    종(경세종)’이었고, 죽어서는 ‘기념하는 종’이 되었다.



                                          융희(隆熙) 원년(元年) (1907년) 시월(十月) 최병헌(崔炳憲)




               위 취지문이 1907년 10월에 작성된 것으로                예배당 로비에 전시되었다. 1926년 벧엘예배당
               보아, 종은 1907년에서 1908년 사이에 설치              2차 증축 당시에도 건물 확장과 함께 종탑 위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01년부터 2002년              치가 북동쪽으로 이전되었으니 아마 종도 설치
               까지 진행된 벧엘예배당 개보수 기간 동안, 경                된 이후 처음으로 잠시 지상으로 내려와 있었
               세종은 종탑에서 잠시 내려와 교회 마당과                   을 것으로 짐작된다.


















                      지상으로 옮겨지는 경세종, 2001                     예배당 로비에 전시된 경세종, 2002



                                                                                         2026 /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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