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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광장 미술 정원
카타콤 벽화를 통해 본
초대교회 성도들의 신앙
이윤경 권사 정재욱 목장
서양 현대 미술사를 전공하였던 관계로 공동묘지가 생겼다. 이 시기 초대교회 성
대학에서 담당한 대부분의 강의가 ‘현대 도들은 로마의 박해를 피해 지하 무덤이
미술’ 위주였는데, 몇 년 전 서양 고대 미 었던 카타콤에 숨어 지내기도 했는데 그
술부터 근대미술까지 강의하던 교수가 갑 때 그들의 공동묘지이자 예배당으로 사용
자기 외국을 가게 되면서 본의 아니게 미 하던 공간 곳곳에 성경 내용을 주제로 한
술사 전반을 강의하게 되었다. 짧은 기간 벽화를 남겼다.
방대한 양의 내용을 공부하느라 무척 고
생하였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그런 힘든 기간 가운데서도 감사
할 수 있었던 건, 서양미술사에 등장하는
많은 작품들이 성경을 모티브로 하고 있
었기 때문에, 시대별로 성경에 관련된 작
품을 자주 만날 수 있는 즐거움 때문이었
다. (현대미술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
렵다.)
그 가운데 특히 흥미 있는 부분이 2-4세
기경 초대교회 성도들이 그린 카타콤 그림 2. 요나의 이야기, 로마 산 마르첼리
(Catacomb) 벽화였다. 노와 산 피 에트로 카타콤 천정화, 4세기
그림 2는 천정 벽화로서 카타콤 벽화의
대표적 작품이다. 중앙의 원에 그려진 어
린 양을 짊어진 젊은 목동은 선한 목자 예
수님을 나타내고, 둘레에는 요나의 이야
기가 그려져 있는데, 배에서 떨어지는 요
나, 박 넝쿨 밑의 요나, 물고기에서 나오
는 요나의 모습으로 성경 속 요나서의 내
용을 잘 표현하고 있다. 요나의 이야기는
그림 1. 로마 산 칼리스토 카타콤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을 상징한다. 아마
카타콤은 로마 외곽에 만들어진 지하 공 도 로마의 가혹한 박해 가운데서 예수님
동묘지이다(그림1). 로마시의 인구가 증 을 중심으로 천국 부활 의 소망을 붙들기
가하면서 지상에 장소가 부족하여 지하 원했던 간절한 마음을 표현하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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