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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이웃과함께                                                               빛과소금    75









 박현주
 : : 퇴계원도서관





 도서관을 사랑하는 여자의

 마을 도서관 이야기








                대부분은 재료비만 받는다.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많다. 우리 아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창 너머를 본다. 20대의 젊은 작가는 생존과 꿈   들이 어렸을 때는 ‘푸른 꿈’이라는 작은 도서관이 있었다. 정말 작은 도

 사이에서 방황하는 청춘에게 “질러 니 멋대로!”라고 말한다. 나도 아들에  서관이었다. 그러다 2012년 가을 우리 마을에도 공립도서관이 개관되었
 게 그리 말할 수 있을까? 언제나 곁에서 보듬고, 안아줄 수 있을 것 같은   다. 아이들은 무더운 여름날에도 추운 겨울에도 도서관에서 마음껏 책
 아들이 어느새 열여덟 청년이 되었다. “부디 오늘 하루가 계획안이 아니  을 읽을 수 있었다. 우리 아이들은 도서관에서 처음으로 마술쇼를 관람
 길 바란다”는 말을 좋아한다는 아들에게 나는 어떻게 말 걸기를 해야 할  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작가의 이야기도 듣고, 사인도 받았다. 독서
 까? 요즘 나의 화두다. 나는 고민이 있을 때마다 도서관을 찾는다. 삶의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책도 선물 받았다. 문화 시설이 열악한 마을에서
 지혜는 사람에게서 얻기도 하고, 책에서 얻기도 한다. 많은 작가들이 소  도서관은 다양한 문화 경험을 할 수 있는 고마운 곳이었다.
 중한 지혜를 나눠준다. 게다가 가끔은 ‘괜찮다’는 위안도 얻고, ‘잘 하고
 있다’는 격려도 받는다. 도서관은 책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소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에 따라 어느 곳에든 간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
 리 없는 수다를 떨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다.   은 교회에 간다. 부처님을 믿는 사람은 산사에 간다. 나는 도서관에 간다.

                그곳에서 하나님과 부처님처럼 내게 지혜와 위로와 격려를 주는 많은
 작년에는 도서관 문화프로그램으로 진행된 ‘마술동화구연’에 참여했  사람들을 만난다. 감사한 곳이다. 내가 평생을 의지해 살고 있고, 살아갈
 었다. 언젠가 재능기부 봉사 활동을 하고 싶어서 배워두었다. 그때 수업  남편을 만난 곳도 도서관이었으니 난 도서관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에 참여하셨던 분이 ‘가족열람실’에서 아이들에게 동화 구연 봉사 활동
 을 하고 계신다. 도서관이 ‘배움’과 ‘나눔’의 장소가 되어주고 있다.   생각해 본다. 나를 ‘할머니’라고 불러주는 아이들에게 도서관에서 책
                을 읽어주고 있을 행복한 시간을! 앞으로도 아주아주 오랫동안 도서관
 요즘도 가끔 도서관 문화 프로그램들을 찾아본다. 무료 강좌도 있고,   을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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