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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나누기                                                                                                                                                 빛과소금    29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고난 가운데 만난 그 주님이 이제 얼마나 귀하고 얼
          마나 가슴 벅찬 일인 줄 모른다. 내려놓아야 비로소 깨달아지는 것들, 비록 몸은
          힘들고 여기저기 아프지 않은 곳 없지만 마음만은 천국을 누리고 있다.
            사람들 속에 이렇게 부대끼며 일을 해보질 않아 일하는 것이 너무 재미나고

          즐겁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일에 쉬지를 않아 봉사를 할 수 없다는 것.
          그래도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과 깨달음, 나에겐 축복이고 더없는 은혜이다.


            병원 출근하고 첫 번째로 맞는 주일날은 얼마나 울었던지 그렇게 가슴 벅차
          게 예배를 드려본 적이 몇 번이나 있었나 싶다. 병원 영양실은 늘 전쟁터와 같
          다. 시간과의 전쟁, 밥과의 전쟁, 반찬과의 전쟁. 그런데 주일이면 믿지 않는 사
          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고 예배를 드려야 하는 것

          도 믿는 우리들에겐 전쟁이며 지혜가 필요한 시간들이다. 함께 일하시는 분들
          의 배려가 없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영양실은 새벽 5시 30분이면 하루가 시작된다. 아침 7시에 병실로 밥차가 올                                               따뜻한 주님의 음성이 들린다. 예쁜 딸아 그 모습에, 그 마음에 내가 이미 너
          라가고 식사를 마친 후 설거지, 그리고 조리할 수 있도록 전처리(재료준비)해주                                                의 예배를 받았고 너무 감동이라고, 그렇게 아파하지도 그렇게 힘들어하지도,
          고 나서 10시~10시 30분까지 잠시 쉰다. 도저히 9시 예배를 드릴 수 없는데 우리                                           그렇게 부끄러워하지도 말라고. 참 따습다. 자존감이 떨어져 있는 나에게 메마
          는 그때부터 속된 말로 미친년이 된다. 예배를 드리기 위해…. 내게 주어진 삶                                                른 대지를 촉촉이 적시듯 보드랍게 나를 만지시는 아버지의 사랑. 참 행복하고
          의 무게가 한없이 무겁고 버거워도 못난 딸을 위로하며 지금도 여전히 중보하                                                  감사하다.
          고 계신 그 주님 포기할 수 없어 힘을 낸다.                                                                   힘든 인생, 그 버거운 삶의 무게가 못내 힘겹게 하지만 나보다 나를 더 잘 아

            예전에 이런 상황을 몰랐을 때는 안내 봉사를 하다 보면 늦는 성도들을 이해                                                시는 주님께서 나를 향해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신지, 선한 길로 인도하실 주님
          하지 못했다. 믿음 없다고, 성의 없다고 그들을 판단하고 질책했다. 보이는 것이                                               을 기대하며 하나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전부가 아닌데 말이다.
                                                                                                      주님!! 믿음 없는 것도 도와주시고, 지혜 없는 것도 도와주시고, 자격 없지만
            그런데 이젠 그곳에 은주가 있다. 십자가를 바라보니 눈물이 난다. 찬양을 부                                               십자가 앞에서 회복되어지길, 그래서 범사가 형통하여지고 믿음의 자녀답게 본
          르고 있는 그곳이 천국이다. 왜 몰랐을까. 언제든 맘만 먹으면 예배를 드릴 수                                                이 되는 모습으로 하루를 살아내길 소망합니다.
          있고, 기도할 수 있고, 찬양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은혜인지.                                                 서울요양병원 영양실 홧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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