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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물 공간





 실패할 계획




 진소정           하나님께 가는 길도 그러하다.
 0000yy@hanmail.net
               매년 하나님 앞에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기로 계획을 세우곤 하지만 우리는 지난
               한 해도 수도 없이 부끄러운 일을 하며 살아왔다.
 “1월부터 뺄거야.”   하지만 1년 동안 생각하고, 계획하고, 반성하고, 노력했다면 적어도 우리는 작년보
 20대가 들어서면서부터 나의 새해 계획은 매년 다이어트다.  다 좀 더 나은 크리스찬이 되어있을 것이다.
 ‘매년’ 계획했다는 것은 매년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가 수도 없이 반성하고, 회개하고, 기도하는 과정이야말로 하나님께서
 “나는 정말 살이 잘 찌는 체질이야.”  우리에게 매년 주시는 계획일 것이다.
 라고 다이어트 실패에 대한 책임을 부모님께 떠넘기지만 내가 살이 잘 찌는 이유
 는 체질 외에도 아주 많다는 사실을 내 주변 사람들은 아주 잘 알고 있다.  매년 그렇게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면, 매년 실패할 계획을 세우는 것도 괜찮지
 출산 후에는 매년이 아닌 매달 다이어트를 계획했다. 하지만 예원이가 두 돌이 지  않을까?
 난 지금 내 모습을 보니 딱히 성공적이지는 않은 듯하다.


 “아 정말 우울해. 언제쯤 새해 계획에 다이어트란 단어가 빠지게 될까? 언제쯤 그
 냥 행복하게 마냥 먹을 수 있을까?”
 며칠 전, 인터넷에서 다이어트 관련 정보를 검색하며 친구에게 말했다.
 “안 와. 그런 날.”
 짧은 대답이었지만 너무 정확한 답이어서 할 말을 잃었다.
 “그래도 노력했잖아.1년 동안. 아니, 포기한 날이 더 많았을 테니까...넌 1년에 100
 일 정도는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을 거야.”
 “그래서? 어쨌든 올해도 실패한 거잖아.”
 “아니지. 그래서 살이 더 찌지 않았잖아? 긴장 하면서 살았고. 그렇다면 완전한 실
 패는 아니지.”      *  본인이 전공한 바이올린으로 정동젊은이 교회 예배를 섬기던 진소정 자매는 하나
               님의 축복으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예쁜 딸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이루
 말도 안 되는 위로이긴 했지만, 믿고 싶은 말이었다.  었습니다. 결혼 후에도 계속해서 쉴물 공간을 삶의 소소한 이야그들 안에서 웃음과
 “생각했고, 노력했다면 올 한 해도 잘 살아온 거야.”  눈물을 담아 지켜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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