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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갈 (노성열 선교사)



               그랑요프 정동감리교회

               2월 28일부터 3월 29일까지 이슬람의 최대                의 고통과 죽음을 넘어 부활과 생명, 영원한
               절기인 라마단 기간이었다. 라마단(نﺎﻀﻣر)은 이             삶으로 잇대어지는 삶을 살자”고 선포한다.
               슬람력의 제9월로, 이슬람의 사도 무함마드                  나는 이제 고난주간을 보내고 세네갈에서의
               가 쿠란을 계시받은 신성한 달로 여겨지며 이                 첫 부활의 아침을 맞을 것이다. 우리 주님은
               기간 동안은 태양이 떠 있는 동안 금식해야                  모든 사망의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시어 영
               하며 술·담배와 성관계도 금해야 한다. 원래                 원한 생명의 주인이 되셨다.
               라마단 기간 동안의 금식은 '가난한 이들'의                 부활의 주님, 생명의 주인이시여!!
               굶주림을 체험하는 동시에 알라에 대한 믿음                  이곳에 오소서!!
               을 시험한다는 의의를 갖고 있다. 낮에 금식

               을 하고 저녁 이후에는 이웃과 음식을 나누며
               삶과 음식의 소중함을 되새기라는 의미였지
               만 낮에는 참고 저녁부터 새벽 내내 먹고 마시
               는 잔치판이 되는 경우가 많다. 물은 예외 사
               항을 두어 금식에 포함시키지 않는 경우도 있
               으며 오전에는 배고프니 대충 일하다가 오후
               쯤 들어가서 잠을 잔다. 어쨌든 "해 뜰 때만"

               뭘 안 먹으면 되니 오후에 아예 자는 방식으
               로 회피하는 것이다. 내 주변에 모슬렘들을 봐
               도 대단히 형식적이고 의식적으로 라마단 기
               간을 지내는 것을 보았다. 억지로 금식하다보
               니 짜증을 내고 자기 할 일을 미루며 불친절
               하고 화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 주변 모슬렘
               들에게 신실한 모슬렘으로 보이기 위해 가식
               적인 삶을 사는 것이 확연히 드러났다.

               같은 기간 그리스도인들은 사순절을 보내고
               있었다. 문득 나도 사순절을 매년 치러야 하
               는 숙제처럼 의무적으로 보내고 있지는 않나
               돌이켜 본다. 혹은 나는 이제 자유하다며 사
               순절을 지극히 평범한 일상으로 보내고 있지
               는 않은지도 성찰하게 된다. 서투른 프랑스어

               로 새벽기도회에 나가서 말씀을 묵상하며 “그
               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채우고 마침내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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