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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물 공간
For get, forget.
진소정
0000yy@hanmail.net
그녀는 그제 서야 한 달 전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의 위치가 얼마나 달라져 있는지
를 세삼 깨달았다고 한다, 지금의 그녀는 한 없이 약자였다.
“올해도 힘들 것 같아.” “내가 예언 하나 할까? 너 같은 애들은 이렇게 회사에 폐만 끼치다 그냥 거기서 끝
여자가 말했다. 나. 너도 그럴 거야.”
“면접을 잘 못 봤어. 난 왜 이렇게 못 난 걸까?” 나는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녀에게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냐며 되
그녀는 은행 직원이었다. 비정규직으로 입사한 그녀는 정규직 전환을 위한 면접 물었다. 그 때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었다.
을 방금 끝내고 나오는 길 이었다. 꽤 여러 해 동안 그녀는 면접 대상자에 올라 있 “내가 지금 서 있는 곳은 드라마보다 훨씬 말도 안 되는 막장인 것 같아.”
었다. 그리고 꽤 여러 해 동안 면접에서 탈락을 했다. 그녀는 절실했다, 절실한 만
큼 탈락의 상처는 컸다. 그 이야기를 다시 꺼내면서 그녀는 한없이 나약해졌다.
“난 왜 이럴까? 그 때 그 말이 맞나봐.” “면접 보기 전 날이면 항상 그 지점장이 꿈에 나와. 면접관으로 앉아서 항상 날 비
그녀의 레페토리가 시작되었다. 웃고 있어. 그래서 진짜 면접을 보러 들어 갈 때도 난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 그 사
“또 그 한심한 얘기를 하려고 하는 거야?” 람이 정말 거기에 앉아 있을까봐 면접관의 얼굴을 못 보겠거든,”
나는 그녀가 그 때의 일을 또 떠올리는 것이 두려웠다. 그 때의 일을 떠올릴 때면 그녀는 두려움과 분노가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나는 그녀가 왜 자꾸 면접
그녀는 끝없이 우울해 지고 나약해졌기 때문이다. 에서 탈락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 사람 말이 맞았나봐. 나는 그냥 계속 이렇게 살 건가봐.” “그 사람은 그냥 그날 부부싸움을 했거나, 사놓은 주식이 왕창 떨어졌거나, 새 차
그 사람, 아니 그 인간은 그녀가 처음 입사했을 때 같은 지점에서 일했던 상사였다. 를 누가 긁고 도망갔거나...기분이 안 좋았을 수도 있어. 아니면 그 날 정말 중요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어린 그녀는 화장실 가는 것을 잊을 정도로 매일 긴장 약속이 있는데 네 실수 때문에 퇴근이 늦어져 정말 화가 났을 수도 있지. 아니면
속에서 일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위태하던 그녀는 출근한 지 한 달이 조금 못되었 그냥 성격이 정말 더러운 인간이 거나.”
던 어느 날, 작은 실수를 저질렀다고 한다. 잔인하게도 언제나 과도한 긴장은 실수 그녀의 꿈 이야기를 들으니 그 인간에게, 아니 그녀에게 더욱 화가 나고 있었다.
를 불러 온다. 그리고 그 인간이 그녀에게 말했다고 한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 그 인간도, 그 인간의 말도, 그 때 그 실수도 아무것도 중요
“난 너 같은 직원이 제일 싫어, 능력이 안 되면 들어오질 말던가. 비정규직으로 꾸 한 게 아니란 거야. 그 인간에게도 너나 네 실수가 중요하지 않았고.”
역꾸역 들어와서 피해만 주고.” “그렇겠지? 그 사람은 날 기억도 못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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