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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물 말씀





                          십자가가 우리의 승리입니다




                                                               강호근 목사                              이 구절에는 두 가지 논조가 결합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
                                                         hogunii@hanmail.net
                                                                                                   들(기독교인들)이 세상을 이긴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승리는 믿음’이라는 논조
                                                                                                   입니다. 이것을 간단히 말하면, 기독교인들은 믿음으로 세상을 이긴다는 것입니
                                                                                                   다. 은혜로운 말씀으로 들리기는 하지만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기독교인들이 세상에서 늘 승리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더 정직하게
                                                                                                   표현하면, 실패와 그로 인한 아픔으로 날마다 낙심하고 좌절하는 것이 우리 삶
                                                                                                   의 현주소입니다.


                                                                                                   때문에 어떤 이들은 이 말씀을 다음과 같이 받아들입니다. 믿음생활을 잘 하는
                                                                                                   것 자체가 바로 승리라고 말입니다. 언뜻 생각해보면 일면 타당해보입니다. 그러
                                                                                                   나 이와 같이 세상살이와 교회생활을 신앙의 삶에서 분리하는 견해는 문제가 있
                                                                                                   습니다. 세상을 등지고 십자가만 바라보는 것은 건강한 믿음이 아닙니다. 세상으
                                                                                                   로부터 교회로 도피함으로써 영적인 안식을 누리려는 시도를 하는 사람들에 대
                                                                                                   해 사도요한은 “균형을 잃은 영적인 삶을 살지 말라,”고 권면합니다. ‘영적인 세계
                                                   사진·일오삼
                                                                                                   와 물리적인 세계를 차별하는 이원론적인 신앙’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사랑한
               교회생활에서 우리가 자주 하는 말을 살펴보면 모호한 이해를 가지고 있으면서                                           다고 하면서 보이는 형제를 부정하는 것’입니다.(요일 4:20) 요한만이 아니라 교
               도 습관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용어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말이, 인사로 자                                        부들로 대표되는 정통 기독교는 영적인 생활에 빠진 채 세상을 등지라고 가르치
               주 쓰이는 “승리합시다!”입니다. 승리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깊은 묵상을 통해서                                        지 않았습니다. 온갖 불의와 왜곡과 미움이 범벅되었다고 하더라도 기독교인은
               우리의 신앙도 습관적이고 타성적인 자리에서 벗어나게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                                           세상에 두 발을 단단히 딛고 있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인의 실존은 긴
               져봅니다. 오늘 묵상한 성경 본문은 우리를 승리에 대해 보다 깊은 생각의 세계                                         장과 실패의 연속입니다.
               로 인도합니다. 요한일서 5장 4절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우리의 믿음이 승리’라는 말씀은 도대체 무슨 뜻인가요?
               무릇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마다 세상을 이기느니라 세상을 이기는 승리는 이것                                           ‘믿음이 승리의 길이고, 또는 승리는 바로 믿음에 있다.’는 본문의 말씀은 전혀 다
               이니 우리의 믿음이니라                                                                        른 차원을 가리킵니다. 요한일서 5장 5절은 믿음의 내용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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