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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공감
30여 나라에 있는 ‘라르쉬 공동체’가 되었 평화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하나
습니다. 그가 세운 이 공동체에는 법칙이 님께 향해 걷는 발걸음 안에만 진짜 평화
하나 있습니다. “도와주기보다 함께 살아 가 있습니다. 사람이 온유하면 손해를 본
라.” 그들은 장애인을 ‘돕는 대상’이 아니 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온유는 ‘남에게 만
라, 함께 밥을 먹고, 웃고, 울며 살아가는 만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처럼
‘형제’로 여깁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도와 사는 방식’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
주는 사람들이 오히려 치유받더랍니다. 서 폭력으로 싸우지 않으셨습니다. 침묵
평화는 그런 겁니다. 문제없는 상태가 과 용서로 세상을 구하셨습니다. 그분의
아니라, 문제와 함께 살아내는 힘입니다. 평화는 전쟁이 아니라 자기희생의 사랑으
온유는 약함이 아니라, 힘을 쥐고도 쓰지 로 왔습니다.
않는 지혜입니다. 장 바니에가 말했듯이, 사랑하는 울산시민교회 가족 여러분, 우
“사랑은 특별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일 리는 모두 각자의 속도로 걷는 불완전한
상적인 일을 온유하게 하는 법을 아는 것” 존재입니다. 그러니 서로에게 조금만 더
입니다. 스탠리 하우어워스라는 신학자는 느긋해집시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고, 조
이런 말을 덧붙입니다. “교회는 완벽한 사 금 덜 말하고, 조금 더 웃어줍시다. 그 작
람들의 모임이 아니라, 서로의 약함을 통 은 ‘조금’들이 모여 하나님 나라의 큰 평
해 하나님을 드러내는 장소다.” 화를 이룹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 교회도 그렇습니다.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각 목장에는 성격도 다르고, 사는 형편도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
다르고, 어떤 분은 말이 많고 어떤 분은 라.”
조용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 다양함
을 통해 ‘한 몸’을 이루게 하십니다. 누군 그 기다림의 시간이 겹겹이 쌓일 만큼
가의 약함이 공동체를 깨뜨리는 게 아니 쌓였을 때, 마침내 여러분의 가정과 목장
라, 오히려 붙드는 힘이 되는 것이지요. 에 천천히 걸어오는 평화의 발소리가 들
리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 평화의 주님
문제는, 우리는 너무 ‘빨리빨리’ 살아서
평화와는 자꾸 엇갈린다는 겁니다. 기도 을 닮은 ‘평화 만듦이’(peace-maker)로
도 빨리 응답받고 싶고, 사람 관계도 빨리 살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정리하고 싶고, 교회 문제도 빨리 해결하 “여호와께서 자기 백성에게 힘을 주심이
고 싶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에게 여 여호와께서 자기 백성에게 평강[=평화]
말씀하십니다. “시간의 친구가 되어라.” 의 복을 주시리로다.”(시 29:11)
5 Simin Nuria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