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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샘 9•10월 호 「신앙의 오솔길」에 교회                만약 1885년에 심긴 복음이 오늘 우리 공동
               창립 140주년에 맞추어 글을 써 달라는 요청                체 안에서 여전히 살아 있다면, 그날은 우리
               을 받고, 지난 140년의 기록들을 찾아 내용                에게 ‘그 날’이 되어 지금도 우리에게 기쁨과
               을 정리하던 중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감사의 날이 된다. 하지만 복음이 더 이상 우

                                                        리의 고백 속에 존재하지 않고 하나님과의 관
               “140년 전의 일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이 왜               계가 끊어진다면, 그날은 단지 과거의 역사
               중요한가?”                                   한 순간으로만 기록되고, 책 속의 한 줄로만
                                                        남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답을, 아내와의 첫 만남을 기억하
               는 내 모습 속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러므로 기념일을 맞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
                                                        한 질문은 이것이다.
               1885년 10월 11일이 오늘 우리에게 중요한 이

               유는 그날이 단순히 과거의 역사적 사건이기                  “우리는 지금도 하나님과 함께하고 있는가?”
               때문이 아니다. 그날에 시작된 복음의 관계가                 “우리는 여전히 복음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나님 안에 거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낯선 땅에 첫발                  전하는 삶을 살아간다면, 그리고 아펜젤러
               을 내디딘 아펜젤러 선교사의 이 땅을 향한                  선교사처럼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한다면,
               순수한 사랑과 복음의 열정은 한 사람의 결                  수십 년 후에도, 수백 년 후에도 1885년 10
               단으로 끝나지 않았다. 복음을 붙든 수많은                  월 11일은 여전히 ‘그 날’로 기억되고 기념될

               믿음의 선배들의 수고와 헌신을 통해 계승되                  것이다.
               어 하나님과 동행함으로 이어져 왔다.
                                                        그러므로 창립기념일을 진정으로 기념하는
               그래서 1885년 10월 11일은 지금도 우리에게              일은 오늘도 하나님을 알고, 예수님을 믿으

               ‘그 날’로 특별하게 기억되고 있다.                     며,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그렇게
                                                        소중한 날을 함께 지키며, 기념하는 우리 정
               기념일의 가치는 우리가 특별한 예배를 준비                  동제일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하고,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는 것에 있지 않

               다.  물론 예배와 행사를 통해 그 의미를 되새
               기는 일은 필요하다. 그러나 기념일의 진정한
               의미는 오늘 우리가 그날의 사건을 어떻게 받
               아들이고 살아가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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